한 남자가 항상 집에서 고양이를 기르며 이 고양이가 세상에서 가장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동물이라고 자랑하곤 했다. 어느 날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고, 남자는 고양이에게 "너는 언제나 나를 무시해!"라고 투정을 부렸다. 그러자 고양이가 불쌍한 눈빛으로 남자를 쳐다보고, 결국 그 자리에서 일어나서 사료 그릇을 향해 걸어갔다. 남자는 저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"이제 나에게 다가올 텐데"라고 생각했다. 하지만 고양이는 사료 그릇 앞에 멈춰서 굉장히 진지한 표정으로 사료를 한 입 먹은 후, 다시 남자를 쳐다보며 큰 한숨을 내쉬었다. 놀란 친구들이 “왜 그렇게 한숨을 쉬어?”라고 물었다. 남자는 대답했다. "역시 고양이는 나보다 더 똑똑해. 나한테는 사료를 주지 않고, 내 사료를 먹으려고 할 땐 항상 멀리 있는 것 같아!" 그러자 고양이는 조금 더 가까이 오더니 “너는 이제 내 주인이 아니라, 나의 사료 봉투지”라고 내리깔린 눈으로 말하는 듯했다. 그 순간, 남자는 깨달았다. 고양이는 이미 그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. “그래, 나는 고양이의 수족이었던 거야!” 남자가 외쳤고, 친구들 모두 폭소를 터뜨렸다.